여자가 남자를 볼 때 가장 답답해하는 순간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옷을 고를 때나 화장품을 보여줄 때인데요.
분명히 다른 색인데 남자는 왜 다 똑같은 색이라고 하는 걸까요.
단순히 남자가 무심해서 그런 걸까요.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과학적인 이유가 나옵니다.
색을 구별하는 유전자는 X 염색체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여자는 X 염색체가 두 개라서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하나가 보완해 줍니다.
반면 남자는 X 염색체가 하나뿐이라 그 유전자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 색을 잘 구별하지 못하게 됩니다.
실제로 전 세계 남성의 약 8%가 색각 이상을 겪는다고 하니 생각보다 흔한 일입니다.
여기까지는 의학 뉴스나 백과사전을 조금만 뒤져봐도 나오는 뻔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유전자의 우열에 관한 게 아닙니다.
서로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근본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직접 이런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남들과 다른 색을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거나 친구들과 신호등 불빛을 두고 이야기하다가 문득 깨닫는 식입니다.
초반에는 좌절감을 느끼거나 남들 눈치를 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남들이 빨간색과 초록색이라는 이름으로 구분할 때 이들은 미세한 명암이나 밝기 차이로 상황을 판단하는 지혜를 기릅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이 이들에게는 매 순간 집중해야 하는 작은 도전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가끔 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믿으며 살아갑니다.
매일 같은 모니터를 보며 일하는 직장인도, 사소한 대화에서 오해를 겪는 연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이 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정말로 나와 다른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비난하기보다 그 사람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조금만 이해해 보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오늘 누군가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시선에서는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 한 번쯤 상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많은 오해가 눈 녹듯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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