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빵 한 봉지에 담긴 뜻밖의 위로와 생존의 기록
군대를 다녀온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보급 건빵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별생각 없이 씹다 보면 입안이 텁텁해지지만, 별사탕 하나를 입에 넣는 순간 그 달콤함에 금방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요즘은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추억의 간식이 되었습니다.
이 작고 단단한 과자에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건빵은 본래 조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오랫동안 보관하며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비상식량입니다.
수분을 바짝 말려 구워내기 때문에 쉽게 상하지 않고 부피에 비해 열량이 높아 과거 전장이나 항해에서 필수품으로 꼽혔습니다.
흔히 건빵 하면 구멍 두 개를 떠올리는데, 여기에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반죽을 구울 때 내부의 가스가 잘 빠져나가야 모양이 뒤틀리지 않고 골고루 익기 때문입니다.
수분을 완벽하게 제거해 보관 기간을 늘리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구조인 셈입니다.
대다수 사람들이 백과사전이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 수 있는 역사적인 사실은 대략 이 정도입니다.
하지만 진짜 흥미로운 점은 이 딱딱하고 건조한 음식을 우리네 할아버지, 아버지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어왔는가 하는 점입니다.
한국 전쟁 시절을 통과해 온 어르신들의 기억 속 건빵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습니다.
배고픔을 달래주던 유일한 생명의 줄기이자, 미군들이 나눠주던 낯설고 고마운 맛이었습니다.
먹을 것이 귀하던 그 시절에는 건빵 몇 알조차 온 가족이 나누어 먹는 소중한 식량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군대 보급품으로 자리 잡은 후에도 건빵은 수많은 청춘의 애환을 달래주었습니다.
훈련소의 고단한 하루 끝에 불침번을 서며 몰래 먹던 건빵 한 조각의 맛은 겪어본 사람만 압니다.
침을 모아 가며 겨우 삼키던 그 퍽퍽함 속에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함과 동기들과의 끈끈한 정이 녹아 있었습니다.
요즘 세대에게는 에어프라이어에 튀겨 설탕을 뿌려 먹는 별미나 군대 시절을 추억하는 재미 요소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생존을 위한 치열함과 누군가의 눈물겨운 역사만큼은 변하지 않습니다.
오늘 유독 일이 풀리지 않고 하루가 퍽퍽하게 느껴지셨나요.
끊임없이 밀려오는 업무와 일상에 치이다 보면 마음마저 건조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는 가끔 옛날 간식 한 입 베어 물며 잠시 숨을 고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거친 시간을 견뎌내고 우리 곁에 남은 건빵처럼, 지금의 답답한 순간도 결국 다 지나가고 단단한 추억으로 남을 테니까요.
오늘 밤은 스스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져도 좋습니다.
#건빵 #역사 #비상식량 #군대추억 #추억의간식 #군대건빵 #간식거리 #생존물품 #옛날과자